'절찬리 상영중' 그리고 '나는 솔로'의 본방을 챙겨본다는 것에 대해

절찬리 & 상영중

안녕하세요. 빵나입니다.

전에는 요일이 TV 프로그램으로 명확히 구분되던 시절이 있었어요. 일요일 아침엔 디즈니만화동산, 밤엔 개그콘서트가 있었고, 월요일이나 화요일엔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같은 프로그램들이 방영됐죠. 드라마는 월화, 수목, 금토 드라마로 나뉘며 우리의 주간 일정을 정리해줬습니다.

당시 극장 광고는 포스터나 팜플렛이 주를 이뤘는데, '절찬리 상영중'이라는 문구가 흔했어요. 세계 최초개봉, 영화제 출품 및 수상한 상과 함께 '절찬리 상영중'이라는 문구를 항상 붙여놓곤 했어요. 엄청 많은 칭찬을 받으면서 계속 상영중이라는 뜻일텐데.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어요. 지금은 절찬리가 중요한게 아니고, 딱히 상영중이라고 할만한 시간 개념이 사라졌거든요.

TV 앞에 모이는 풍경은 더 이상 일상이 아닙니다. 전날 축구 경기를 놓쳤더라도, 다음 날 화장실에서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죠. ott, 각종 쿠키콘텐츠가 만연하다보니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겁니다. 하지만 이 변화는 한편으로는 개인이 미디어를 소비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얼마전 대화했던 지인과의 이야기입니다. 부모 자식 간에 각방이 있고, 각방의 에어콘이 있으며, 각방에 TV까지 있다는 이야길 듣고, "부자시네요!"하고 넘겼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모두가 따로인 세상이 지금이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

그게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닌데, 뭔가 좀 디지털 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본방을 사수한다고 뭐가 그리 크게 달라지겠어? 하면서도제가 지키는 작은 고집같은게 하나 있어요. 수요일 밤, 나는 솔로를 챙겨보는 겁니다. 절대 재방을 보지 않고, 어떻게든 본방을 봅니다. 그걸 위해 제 모든 스케쥴을 바꿀 정도의 고집스러움이에요.

오늘은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시간입니다. 뭔가 봐야하는 또는 보고 싶은 방송은 딱히 없네요. 다음날이면 출근을 할 것이고, 월요일 아침 출근하면서는 한주가 길다며 푸념할지 모릅니다. ott와 짧은 동영상들이 결코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제가 지키는 고집이라고는 수요일 본방 사수하는 '나는 쏠로' 뿐입니다.
모두들 안녕히 주무세요.